[ 혁신전문기업통신 (나도성의 일요편지) 266(2016. 6. 26) ]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 회원여러분,

 

지난주 금요일은 검은금요일을 기록했습니다. Black Friday였습니다.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달러환율이 급등했고 채권값은 급락했습니다. 그 이유는 브렉시트 때문입니다.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에서 떠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당장은 아니고 2년동안 EU와의 협상을 통해 회원국 지위에서 물러납니다.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이 왜 이렇게 글로벌 금융자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브렉시트가 자본의 무한폭주 과정에서 나타난 커다란 경고음이라고 봅니다. 무슨 애기냐 하면 자본운동의 극대화를 지향해 온 신자유주의 흐름이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한번 폭발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그 이후에도 자본운동의 무한폭주에 제동을 걸지 않고 오히려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본운동의 확장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에서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그 선봉에 섰습니다. EU는 독일의 견제로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못하지만 그리스나 이태리 등 디폴트 위험과 EU탈퇴 위협 등으로 동참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적인 국가 간의 양극화와 함께 각국 내에서도 중산층이 붕괴하고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이들의 불만에 불을 지르는 정치 포퓰리즘이 득세했습니다. 이들은 무언가 희생양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세계화된 시장에서 몰려드는 이민자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더구나 IS테러와의 전쟁으로 수많은 난민이 중동에서 유럽으로 몰려들었기에 이들 난민들의 수용문제로 EU에서는 극우 극단주의가 발호했습니다. 이들 극우 극단주의자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분노의 표적이 될 만한 대상을 골라 적개심을 유도했습니다. 1차세계대전후에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 독일에서 나찌가 득세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인 것입니다. 유럽 각국에서 극우 보수정당이 득세한 것은 바로 블렉시트의 전조였습니다. 또한 유럽이외의 필리핀이나 남미 제국 등 에서도 히틀러식 포퓰리즘 선동과 함께 극단적 발언을 일삼는 인물들이 국가 지도자로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세계 유일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조차 공화당대통령 후보로 트럼프라는 인물이 선택되었고 이번 블렉시트로 더욱 강한 인기몰이에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세계는 블렉시트를 기점으로 반세계화 움직임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자본의 무한폭주를 글로벌 차원에서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경우 세계적으로는 중심국과 주변국의 양극화가 그리고 각국 국내에서는 잘사는 자와 못사는 자의 양극화가 더욱 극심해 질 것입니다. 이러한 자본의 무한폭주 현상은 국경선을 넘어서 자본이득의 극대화가 무한정 가능해진 세계화시대에는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토마스 피케티교수는 21세기 자본에서 바로 이러한 자본의 기본속성을 300여년의 통계적 수치로 실증한 바 있습니다. 자본의 속성은 이득을 추구하여 세계 구석구석까지 진출해 들어 갔다가 돈을 벌면 순식간에 치고 빠집니다. 이러한 자본운동의 무한 폭주 속성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기제가 바로 외환, 자본, 금융, 재정 등 국경선으로 나누어진 주권국가가 행사하는 매크로 경제정책수단입니다. 세계화는 주권국가의 매크로 경제정책수단의 활용을 제약하고 자본의 자유롭고 무한정한 이동과 폭주를 보장하는 핵심적 기제입니다. 각국이 정치적 주권을 가지고 있어도 경제적 주권을 세계화에 양보하게 되면 정치적 주권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정치적 주권행사에 자본을 통한 경제적 징벌이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EU가 경제통합을 이루고 정치통합으로 나아가려 했습니다만 경제통합 자체가 이번 블렉시트로 무너질 위기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EU의 경제통합이 유지되기 어려운 것일까요. 이번 블렉시트의 요인으로 국내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이민자에 대한 분노, 영국이 가진 역사적 자존심, EU분담금을 과다하게 내면서도 경제적 이익은 기대만큼 못미친다는 생각 등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핵심요인은 자본운동의 무한폭주 속성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EU처럼 경제통합을 하게 되면 유러화 같은 단일통화를 사용하게 됩니다. 각국은 자신이 처한 경제적 상황이 다양하게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자국통화가 없기에 환율조정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더구나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EU본부의 입김에 따라 자율성 발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정책도 EU의 정부 부채비율 가이드라인에 따라 큰 제약을 받습니다. 반면에 EU에 각국이 분담금을 통해 지불한 돈에 비해서 각국이 지원받는 보조는 각국의 현실상황을 충분히 반영키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는 EU의 중심국가인 독일을 중심으로 경제적 부가 집중되고 주변국들의 경우는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게 됩니다.

 

그리스, 이태리, 스페인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직격탄을 맞은 국가들이 아직도 경제가 회복되지 못하고 비실거리는 핵심요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매크로정책수단은 없는데 EU차원의 정치적 지원은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EU차원에서 정치통합이 되어 중앙권력이 강해지면 이들 주변국에 대해 우선적인 매크로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겠으나 현재처럼 정치통합이 미흡한 경우 각국의 정치적 목소리가 그대로 반영되게 되어 이들 주변국에 대한 EU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역량이 제약을 받게 됩니다. 독일경제가 잘 나가는데도 독일 국민들이 주변국들에 대해 EU가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하는데 반대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정치적 통합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정치통합이 강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경제통합 체제는 경제가 잘 나갈 때는 유지될 수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위기적 상황 때는 회원국 간의 이해다툼으로 와해되게 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블렉시트가 그 시발이 될 것입니다. EU가 영국이외의 추가적인 이탈을 막으려면 독일과 같은 중심국이 정치적으로 대폭 양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리스와 같은 주변국이 자국의 매크로 정책추진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EU차원의 강력한 보조지원을 받아서 조속히 경제회복을 이루어내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정치적 결단이 가능하겠습니까. 저는 이번 블렉시트는 EU가 정치통합이 없는 경제통합의 상태에 머무른 상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계속된데 따른 필연적 결과라 생각합니다. 자본의 무한폭주를 지원해 온 세계화는 양극화가 임계점에 도달한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그 추동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글로벌 정치체제 간의 협상력 발휘를 통해 자본의 무한폭주를 막을 수 있는 적절한 기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국경선이 없는 경제권 형성이라는 세계화의 꿈은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연적일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세계화를 통해 더 큰 이득을 누려온 나라입니다. 세계화 흐름이 본격 제동을 맞게 되면 우리 경제는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저성장의 우려가 많은데 반세계화의 흐름이 본격 밀려드는 경우는 업친데 덮친꼴입니다.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는 브렉시트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우리 경제의 근본을 깊이있게 들여다 보고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대수술을 통해 새롭게 변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 회원여러분,

 

오늘은 블렉시트의 핵심적 요인을 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현 사태를 인식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작금 어려움에 처한 한국 경제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제기해 보았습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이 어려운 국면을 새로운 도약의 단초로 만들어 내기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 여러분 오늘도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6. 6. 26. 운봉 나 도성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