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전문기업통신(나도성의 일요편지) 256>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 회원여러분,

 

춘계학술대회를 다녀오느라 경춘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거세게 몰아치는 봄비가 차창을 때립니다. 상습정체구간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 정체현상이 벌어집니다. 세찬 봄비가 말랐던 대지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 넣고 그동안 한반도를 뿌옇게 뒤덮었던 스모그를 말끔하게 청소해 주게 되어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세상사 항상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이기에 일희일비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결과를 보고 이런저런 분석이 많습니다. 우리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여 자신의 지적 도그마를 설파하기에 바쁜 전문가란 분들에 대해 항상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야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야말로 한국이 당면한 문제해결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다중지혜의 파워를 보여주었습니다. 여론조사들이 통계적 방법을 동원해서도 꼭 집어내지 못하는 사회 저변의 흐름을 다중의 응집된 투표라는 데이터가 정확하게 드러냈습니다.

 

우리 한국사회가 이번 총선을 통해서 얻어야 할 교훈의 핵심으로 저는 신뢰 회복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여당 콘크리트 지지층까지 균열시킨 진박, 비박 논쟁은 권력의 정점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파벌 전쟁을 벌인 것입니다. 호남에서 청색돌풍이 몰아친 것은 호남 홀대에 대한 문재인 대표에 대한 기대와 신뢰의 상실이 핵심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영남이나 호남에서 단기필마로 뛰었던 후보 그리고 각 지역에서 이름 있는 명망가들을 물리치고 승리한 신진 세력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지역민의 곁에서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인고의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실용학회 회원여러분,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신뢰 자산의 본질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요. 그냥 신뢰하면 조폭들의 신뢰처럼 자신들의 집단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신뢰도 있고 우리 권력층처럼 끼리끼리 나눠먹는 신뢰도 있습니다. 보수적 시각에서 기득권층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신뢰도 있고 진보적 시각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해야 한다는 신뢰도 있습니다. 신뢰란 각양각색 그리고 백가쟁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법과 원칙, 관습과 전통, 규율과 원칙 등 다양한 신뢰의 기준을 내세우고 공동체 차원에서 신뢰를 깨뜨린 자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신뢰의 기준 조차도 급속한 환경변화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통령과 그 수하들이 보는 진실한 사람과 반대편에서 보는 진실한 사람이 서로 옳다고 논쟁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만 신뢰문제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신뢰 부족으로 인해 기대하는 정책 효과를 거두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작금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이해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적극 나서서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 헬리콥터 머니 살포 등 비전통적 방식의 통화정책을 경쟁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닌데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으로 이적한 강봉균 전 장관은 한국적 양적완화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세계 각국이 당초 기대한 경기회복의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각국 중앙은행간의 경쟁으로 글로벌 금리 및 환율, 무역 전쟁만 강화시켰을 뿐 경기회복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사회의 신뢰의 기준은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 시장이 상응하는 반응을 하리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신뢰의 기준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신뢰기준을 새롭게 개발하고 이에 맞추어 정책이 집행되어야 하는데 산업화시대의 구닥다리 기준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침 머빈 킹 전 영란은행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더니 시장의 신뢰에 대한 올바른 처방을 애기하고 있더군요. 통화완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인줄 아는데 작금의 글로벌 불균형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각국의 경제구조를 개편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합니다. 각국이 통화 평가절하 경쟁을 하면 제로섬 게임 밖에 안 되므로 기준금리를 정상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아울러 각국은 그동안 미뤄왔던 경제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맞는 애기입니다. 자본주의가 진화과정에서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적 불균등과 함께 저성장, 양극화 등 경제적 불균형 현상이 구조화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양적완화가 작동할 수 있는 경제구조 개혁을 함께 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 준거 틀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도 박근혜 정부들어 국가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재정지출을 대규모로 확대했고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도 강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 바로 경제구조개혁이라는 신뢰회복의 핵심 과제는 손도 대지 못하고 그야말로 돈만 풀어댔으니 시장에서 반응이 나올 리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경제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한다면 이번 총선에서의 실패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컨설턴트로서 항상 시스템 생태계가 최적 작동하는데 필요한 핵심 요인들의 집합체인 방법론적 지식을 발굴하고 활용하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돈을 버는데 있어서도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의 변화에 부응한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찾고 이에 맞추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 과거처럼 기존의 틀에 박힌 경영방식에서 부분적인 문제해결과 진화로만은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이러한 핵심 요인들에 대한 인식이야 말로 인터넷을 통해 축적된 다양한 DB를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거 틀이 되기도 것입니다. 빅 데이터의 인공지능으로의 진화를 위한 지름길인 것입니다. 빅 데이터시대가 꽃을 피우려면 컨설턴트들이 각 지식분야별로 생태계 작동의 핵심 요인을 개발하고 발굴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 회원여러분,

 

오늘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집단지성의 민의로 부터 한국 사회가 봉착한 신뢰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장이 올바로 작동하려면 플레이어들의 신뢰가 필수적인데 신뢰가 작동하기 위한 기준(준거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럼 여러분 오늘도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4. 17. 나 도성 배